재배사호안인 동시에 잡식대마앙입니다. 우리아이는 3살전까지는 말을 잘했는데 어느날부터 말을 안하는 날이 늘고 , 마음을 닫았습니다. 자폐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고, 아이가 언어사용보다 바디랭귀지가 심해져 전문소아과정신의학과에 진료룬 받으러 가서야 아이가 자폐증상이 있고 자폐스펙트럼 검사결과 자폐등급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문의 소견은 자폐기질은 선천적인거라 치료와 병행하면 호전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아이가 다시 말을 시작한 건 그로부터 3년후 그사이 언어치료와 운동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를 받으면서 말문이 트이고, 알아듣고, 요즘은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그래도 사는 것처럼 삽니다. 특수학교를 지원했는데, 자리가 없어 대기순번이었고, 일반학교를 2학년까지 다녔고, 3학년부터 특수학교에 전학갈 수 있었습니다.
1. 아이가 시간을 거꾸로 돌린다.
오늘 학교에서부터 기분이 좋지 않은 아들아이는 집에 귀가해서 같은 말을 되뇌입니다. "나 9월 4일로 가야돼, 9월 4일이 없어졌어."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저 말을 하면서, "난 집에 못가. 9월4일 학교 가야 돼" 어처구니가 없네. 이 친구가 울먹이는 가운데, 우선 진정도 시키고, 이야기도 듣고 싶어 가까운 이마트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어머니께서 동행해주셔서 조금은 진정되는 듯 했습니다. 별로 궁금하진 않았지만, 너무 간절하게 과거로 돌아가려는 이유를 한번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9월 4일은 이 친구가 감기로 열이 심해, 학교를 결석한 날입니다.
학교 담임선생님께 확인한 바로는, 이 친구가 등교한 날, 9월 4일 연극공연을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한 날이고, 관람후 단체로 찍었던 사진을 급우들과 보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2. 문제는 여자아이
이 친구가 평소에 마음에 들어하던 급우인 여학생이 단체사진에 이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시켜줬다는 겁니다. 그래서 상상력 풍부한 이 친구는 시간을 되돌려 9/4일로 돌아가서 그 여자 아이와 사진을 찍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한거죠. 저런, 그 여학생은 서진이가 본인을 좋아하는지 어떤지도 모를텐데, 정성이다, 정성이여, 울 아들이 많이 컷구나 라는 생각과 연극 관람후 사진은 다음에도 찍을 수 있으니 아빠가 아들 좋아하는 거 사줄께 먹고 마음 좀 풀자, 하여튼 너튜브가 애들 다 망치는게 맞습니다.
3. 또 다른 기회와 보상
학교에서 9월 13일에 영화관람이 예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고,
" 네겐 다음 번에 친구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그러니 걱정보다는 기대를 해야지" 그리고 오늘 이마트 온 김에 " 너 좋아하는 맥도널드 불고기 버거 세트 하나 주문하고, 그 사이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서 먹으면서 기다리자"하고는 스마트폰으로 극장 영화중 아들아이가 좋아하는 장르를 찾아보고, 주말 극장 나들이도 약속해주었습니다. 내일모래면 또 외국출장 일정인데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사가 제 시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진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저 상상력은 저도 본받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와 눈 맞추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때가 그리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고 아이가 듣고 말하기 시작한 시점도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조금씩 알아듣고, 단어를 이야기하고, 문장을 만들어 말하기 시작한 건 넷째아이 출산후 그 아이가 옹알이와 소통을 시작한 시점과 비슷 합니다. 지금 넷째 아이가 말도 많이하고, 두 오빠들과 장난치고 놀면서 확연하게 말을 잘 하는구나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하나 소중하고 감사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